1.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 = 좋은 관계
우리 자녀에게 지금이 아니면 해줄 수 없는 것이 무엇일까요? 학업? 키 성장? 좋은 습관? 모두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인 나와의 좋은 관계 형성입니다. 관계가 좋으면 자녀의 성장을 촉진하고, 문제 행동을 예방하며, 문제 행동이 교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와 부모 사이의 관계에서 심리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부모가 미리 인지하고 행동할 때 아이와의 관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아이에게 좋은 것을 주어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부모보다 더 중요한 존재는 없습니다. 자녀의 어린 시절 양육에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중요성을 인지하고 행동하면 아이에게 주는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2. 좋은 부모의 시작 = 자기 이해
부모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자기가 왜 그러는지 모르는 채로 아이를 다그치고, 소리를 지르고, 무슨 이유로 왜 그러는지 모르면서 가혹한 형태의 체벌을 아이에게 가합니다. ‘내가 왜 이랬지?’하고 후회도 하고 죄책감도 갖지만, 정작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나를 아는 것’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중요한 기본 토대가 됩니다. 자녀에 대한 화나 짜증이 과잉 분출될 때 내가 힘들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자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먼저 부모가 편안해야 합니다. 삶에서 별 문제가 없다가 자녀를 양육하면서 유독 어려움을 느낀다면 원래 가족(원가족) 내에서 해결되지 않은 이슈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해가 되지 않는 자녀가 있다면 이는 선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 자신이 자기 이해와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부 관계, 부부 사이는 어떤지를 살피고 부모 자신에 대한 이해와 돌봄, 치유가 필요한 때입니다. 여기서 에너지가 나오고 자녀에게 좋은 양육을 할 수 있습니다.
자기 이해는 내가 원하는 것, 정서, 욕구 등 내 삶을 움직이는 중요한 힘의 원리가 무엇인지 아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욕구나 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냥 의식하지 못한 채로 삶을 살아갑니다. 왜 그렇게 가족들에게 밥을 먹이려고 하는지 모르지만 열심히 밥을 합니다. 왜 그렇게까지 아이에게 뭘 하라고 주장하는지 모르지만 그냥 해야 할 것 같아서 합니다. 남들과의 관계에서 뭐가 이렇게까지 불편한지 모르겠는데 그냥 참습니다. 아이를 통해서 내가 증명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데 그냥 열심히 하는 데까지 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3. 아이를 키우는 것은 내게 어떤 의미일까
부모로서 자녀를 키우는 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일까요? 내가 성취하지 못하고 좌절했으니까 우리 아이는 어떻게든 무언가를 시키겠다, 반드시 이것을 해내도록 만들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자녀를 자신의 복제품으로 본다는 신호입니다. 내가 못한 공부를 아이에게 시킨다든지, 내가 가져보지 못한 자유로움을 누리게 한다든지, 내가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악기나 미술을 하게 한다든지... 사실은 다 내 것입니다. 내가 못 간 유학을 아이는 갔으면 좋겠다, 내가 돈이 없어서 너무 하고 싶었는데 못했지만 내 아이는 어떻게든 돈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겠다. 하지만 이것은 부모의 간절한 욕구이지, 아이가 원하지 않거나, 아이의 기질 및 성향과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나의 양육에서 반복되는 주제가 무엇인지, 양육이 나의 삶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내가 양육을 통해서 무엇을 증명하고 확인하고 이루고 싶은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4. 이해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자녀? = 자기 투사일 수 있다
자녀에게서 불편한 것은 내가 내 속에서 수용되지 않는 걸 자녀에게 볼 때입니다. 내가 관계 속에서 주도적이지 않은 게 삶에서 불편했는데 아이가 그러한 나와 똑같다면 너무 보기가 싫은 겁니다. 볼수록 화가 납니다. 사실 그건 자기 것을 수용해야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수용하기 어려워 억눌러놓고서 나에게는 없다고 생각한 부정적인 나의 모습을 자녀에게서 볼 때, 이게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채 자녀에게 잔소리하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바로 투사인데요, 자신이 용납할 수 없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나 대상에게 돌림으로써 나를 보호하는 방어기제입니다. 혹시 나도 내 자녀에 대해서 투사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싶다면, 내 자녀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점, 나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점, 배우자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점 등을 한번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세요. 자녀의 모습과 나 또는 배우자와의 연결고리를 찾는다면 그것이 투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5. 애착 양육이 중요!
애착이란 양육자나 특별한 사회적 대상과 형성하는 친밀한 정서적 관계, 애정적 유대입니다. 생애 초기 부모와의 애착 관계는 이후 대인 관계의 질을 예측합니다. 애착 양육이란 양육자와 올바른 애착 관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생애 초기)에 양육자가 아이의 울음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주고, 아이가 양육자를 찾을 때 언제나 나타나서 안심시켜주는 과정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아이는 안정감과 신뢰를 배울 수 있으며, 이 안정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아이는 안심하고 세상에 나아갈 수 있고,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애착 양육을 하면 됩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함께 있어주기’입니다. 그리고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돕고, 관심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율하도록 도움으로써 집과 부모에게 안정감을 느끼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완벽한 부모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충분히 좋은 부모’면 됩니다. 실수해도 사과하고 만회하고 극복하는 부모를 보여주는 것이 더 큰 힘이 됩니다. 좋은 부모일 때도 있고 부족한 부모일 때도 있지만 결국 그럭저럭 괜찮은 부모면 충분한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도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내적 힘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며 부모 역시 상담이라는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