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보육 시기에는 잘 몰랐던 우리 아이의 기질이나 행동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래와의 관계, 학습, 정서적 어려움 등 정말 다양할 텐데요. 마냥 [검사]라고 하면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 꺼리는 분들이 아직도 정말 많습니다.
내원한 보호자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러다 괜찮을 줄 알았어요”, “저/배우자도 어렸을 때 그랬대요”, “애들은 원래 다 이렇지 않나요?”, “혹시 문제가 있다고 할까 봐 듣고 싶지 않았어요” 등의 말씀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보호자의 불안 때문에 아이가 더 힘들어진다면, 좋아질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된다면 너무 안타깝잖아요.
1. 검사를 하면 모든 문제를 알 수 있다?
많이 오해하시는 것이 엄마 아빠가 모르는 전혀 다른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겁니다. “그런 건 이미 알고 있는데요?” 네 당연하죠, 엄마 아빠가 제일 잘 알아야죠.
검사는 저와 아이가 마주하고 있는 그 순간을 담습니다. 그것을 토대로 과거와 미래를 유추하고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아이의 행동과 기질이 어디서 왔는지, 무엇과 맞물려서 문제가 생기는 건지,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검사를 한다고 생각해 주세요.
또 하나, 검사는 해결의 열쇠가 아니라 해결을 위한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결과에 맞는 솔루션을 매우 구체적으로 원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지만, 검사 후의 상담과 관찰, 꾸준한 치료가 이어져야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검사와 몇 주만의 부모님의 노력으로 아이가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2. 검사 결과는 절대적이다?
[경계선 인지], [AD/HD], 부모님들이 검사를 피하고 싶은, 두려워하는 단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인지 능력이나 사회성, 충동성 등은 아이의 발달과 주변 환경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우울감, 무기력을 경험하면 성인도 인지 능력이 떨어집니다. 극도의 불안감과 긴장감이 충동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고요.
결과 해석을 할 때 가장 유념하는 부분이, 결과의 변동성에 대한 명확한 설명입니다. 무조건 바뀐다고도 바뀌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기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면 기간과 방법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그 이유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조목조목 설명 드리려 노력합니다.
3. 검사는 무조건 빨리 받으면 좋다?
모든 것에는 [골든타임]이 존재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빨리 받으라며? 싶으시겠지만, 반대로 만 3~4세 정도로 너무 일찍 오시면 알 수 있는 부분이 한정될 때가 있어요.
만약 [36개월이 넘었는데 발화가 부진하다, 운동성이 또래보다 너무 떨어진다, 빛, 허공, 특정 소리에만 과도하게 관심을 보인다] 하는 경우라면 일찍 오셔서 조기 진단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다만, 뭔가 의심스러운데 잘 모르겠다, 슬슬 학교도 가는데 친구 관계나 학습이 조금 어렵다? 어떨 때는 괜찮은데 어떨 때는 왜 이러나 싶어서 머리가 아프다? 이런 케이스라면 만 6세 생일이 지난 후에 방문하시길 권유드립니다.
소중한 우리 아이를 위해 매년 하는 건강 검진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꼭 필요한 진단과 알찬 정보들 많이 얻어가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