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에서 마음까지, 이색 CEO의 ‘크로스오버’ 곽동구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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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9-16 15:57 조회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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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을 받으려면 몇 주씩 기다려야 했고, 상담사 자격은 들쭉날쭉했다. 직장인들은 스트레스가 쌓여도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집에서 화상으로 상담받을 수 있고, 회사에서 복지 프로그램으로 심리상담을 제공한다. 변화의 중심에 건설업계 출신의 이색 창업가가 있다.
곽동구(57) 헬로스마일 대표는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 스마트건설 회사 케이씨엠씨를 창업한 그가 2012년 심리상담 사업에 뛰어든 건 경기 침체 때문이었다.
그는 "건설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대안을 고민했다. 지인을 통해 심리상담센터 창업 제안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13년 후 헬로스마일은 전국 27개 센터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 심리상담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 건설 CEO에서 심리상담 사업가로의 변신
곽동구 대표의 변신은 우연에서 시작됐지만 치밀한 준비가 뒷받침됐다. 그는 창업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가 경영 악화로 인해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비전문가로서 이 분야를 이해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죠. 상담사들과 소통하고 직접 노원센터를 오픈해 A부터 Z까지 전 과정을 체험했어요."
그의 첫 번째 선택은 가맹사업보다 직영센터 확장이었다.
"사업에 대한 확신 없이 누군가에게 가맹을 권유할 수 없었다"는 그는 4~5년간 6개 직영점을 운영하며 상담센터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다. 공간 설계, 상담사 관리, 지역별 수요 분석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검증한 뒤에야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심리상담업계 특성상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핵심 역할을 맡은 상담사들이 대부분 프리랜서로 근무하며 새로운 변화에 보수적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곽동구 대표는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때 큰 도전 요소"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인정했다.

■ 코로나가 가져온 기회, 디지털 전환의 성과와 한계
코로나19는 헬로스마일에게 전환점이 됐다. 곽동구 대표는 "당시 다양한 비대면 상담 앱들이 있었지만 전화나 문자 기반 상담은 지속성과 몰입감에서 한계가 있었다"며 "상담사 자격 체계가 민간 중심이어서 전문성과 안정성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헬로스마일은 화상 기반 '스마일온'을 런칭하고 '마이헬로스마일' 앱을 '마음ZIP'으로 진화시켰다. 전국 오프라인 센터와 결합된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별화 포인트다.
"내담자들이 상황과 선호에 따라 상담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죠."
최근에는 잠실점을 프라이빗 센터로 전환해 비대면 예약과 프라이버시 보장을 극대화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 기업 시장 진출과 미래 전략의 명암
헬로스마일의 또 다른 성장동력은 기업 대상 EAP(근로자지원프로그램) 사업이다. 네이버, 조이시티, 신한카드, 중국공상은행 등과 협력해 임직원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곽동구 대표는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임직원의 심리적 복지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단순 상담을 넘어 워크숍, 집단상담, 리더십 교육까지 포함하는 종합 심리복지 모델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5~10년 비전으로는 인구 20만 이상 중소도시마다 헬로스마일 센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동시에 온라인 심리 플랫폼도 강화할 예정이다. 그느느 "온·오프라인의 균형 잡힌 결합이 핵심"이라며 "지난 10년보다 4배, 8배 더 성장한 헬로스마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신중한 관측을 내놓는다. 심리상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틈새시장 성격이 강하고, 프랜차이즈 모델의 품질 관리와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온라인 심리상담 분야에서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경쟁하고 있어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 차별화 전략에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노력도 포함되어 있다. 공공기관 및 비영리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심리복지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일자리재단 등과 함께 아버지와 워킹맘의 육아 참여 및 정서적 지지를 위한 심리검사와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 광명시와 협업해 경계선지능 아동과 부모를 위한 발달지원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며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한국소아암재단과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와 협력해 소아암 환아와 보호자를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도 진행하며, 지속가능한 심리복지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곽동구 대표는 스마트건설과 심리상담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에 대해 "겉으로는 다르지만 결국 사람을 위한 기술, 사회를 위한 변화라는 같은 철학"이라고 정의했다. 1인 기업에서 시작해 두 개 분야에서 각각 성과를 내고 있는 그의 행보가 향후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